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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스_ 침묵의 시간과 거리 150911

관광객과 학생, 지역주민이 섞여 바쁜 베니스 중심부를 벗어나 남서쪽으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얼마나 부자일지 상상도 못할 사람이 소유할 법한 거대 요트도 보게되고마침 운이 좋아 때가 맞다면 멀리서 바라보는 베니스의 노을을 감상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계속 하염없이 걷다보면 다리가 나오고 관광객은 물론 지역주민조차 찾아보기 힘든 동네를 만날 수 있다. 아무도 살고있지 않은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침묵'이 유지되는 공간이였다. 20분정도면 구석구석 다 돌아볼 수 있을정도로 작은 동네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서또다른 복잡한 일상이 된 여행 속에서 찾아낸 여행 속 휴식이였다. 거리 안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걷다보면 여러가지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TV에서 나오는 영화 소리, 설거지하는 물 소리, 조깅..

사진의 기록 2015.12.22

* 피렌체_Baccini 150907

피렌체는 로맨틱하다. 많은 이들이 두오모에 올라가 사랑을 고백하는 상상을 하고 피렌체를 사랑의 도시라 부른다. 나도 그둘 중 한명이였고, 언젠가는 그 곳에 가고싶다 라고 생각한 것이 대학교 때 냉정과 열정사이를 접하고 부터였다. 한번도 가보지도 직접 보지도 못한 도시를 사랑하게 된 것이였다. 대만에서 시작한 여행을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체코, 헝가리로 여정이 끝맺음이 될 때까지 내 가슴속에 가장 찡.하게 남았던 도시는 단연 피렌체이다. 대략 20개쯤 도시를 거치면서 피렌체를 최고로 뽑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10년동안 열망해왔던 두오모도, 끝이 안보이게 펼쳐진 빨간 지붕들도, 도시 전체에 만연한 예술가의 역사적 기운도 아닌 그 곳에서 만난 '사람내음'이였다. 연수를 하다 만난 피렌체 토박이 친구를..

사진의 기록 2015.12.22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지난 십년간 누구못지 않게 언어 덕후로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잘한다는 건 아니고 이거저거 많이 찔러보는데 10년을 소모했다는 말이다. 내 모국어인 한국어는 물론-한국어도 글 잘쓰고 말 잘하려면 공부해야된다!-영어 그리고 대학교 때는 교양으로 스페인어와 독일어, 복수전공으로 아랍어, 그리고 취미삼아 일본어 하나라도 제대로 하냐고 물으신다면 한국어도 딱히 뛰어난 네이티브는 아니다. 슬픈 현실이지만 언어 습득에 있어서는 천재는 아닌가보다. 아니 그냥 난 부정할 수 없는 범인(凡人)인가보다. 진짜 10년전만 해도 난 내가 천재인줄 알았는데 그냥 하면 다될 줄 알았다. 뇌의 연산능력에 비해 자신감이 너무 커서 이래저래 과부하된 지난 10년이였다고 평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언어를 배우면서 ..

일상의 기록 2015.12.20

* 라 마르사_海が見える街(바다가 보이는 마을) 150123

히사이시 조 애니메이션의 OST는 그야말로 걸작들 뿐이다. 그 중에서 요즘 푹 빠져있는 곡이 있다면 '바다가 보이는 마을' 이다. 여행 다닐 때도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라는 이름의 사진을 찍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터키에서도 스페인에서도 튀니지에서도 꾸준히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사진을 찍고자.. 그 중에서도 라마르사에 혼자 출사 나가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나마 가장 맘에 든 사진이 하나 나왔다. 사실 갈매기도 있고 파도도 있고 범선도 하나 있으면 좋을거 같고, 다양한 색의 지붕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현재는 이것이 최선. 밑에 동영상은 기타 솔로 버전의 바다가 보이는 마을.

사진의 기록 2015.12.17

* 타이페이_털썩, 집중 150801

어렸을 때 역사책을 두번이고 세번이고 읽던 시절이 있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하루종일 그 역사책을 읽곤했다. 학교로 들어가고 원치 않는 책들을 읽어야 하는 시기가 오면서 책에는 확실히 흥미를 잃기 시작했고 그때부터는 재미있어 집중한다기 보다는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어떻게든 붙잡고 읽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여러가지 이유와 변명을 붙혀가며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에도 집중하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아니 어떤 것도 집중하기 힘들었다. 할 것은 너무 많았고, 시간은 너무 없었고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할 것이 너무 많아 아무것도 못한 느낌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이런 마음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 온 것은 여행에 취미를 붙히면서였다. 거리에 털썩 털썩 앉아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장소와 때를 가..

사진의 기록 2015.12.17

# [정보] 마이크로소프트의 감정 인식 프로젝트

주소 : https://www.projectoxford.ai/demo/Emotion#detection 아주 싱기방기한 프로젝트라 진행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옥스포드 프로젝트라 하여 여러가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개발 중인데그중 하나가 사진 속의 사람의 감정을 측정(detect)하는 이모션(Emotion) APIs 입니다. 화남(Anger), 경멸(Contempt), 혐오(Disgust), 공포(Fear), 행복(Happiness), 무표정(Neutral), 슬픔(Sadness), 놀람(Surprise) 으로 8개 항목으로 비율적으로 감정의 상태를 측정합니다. 꽤 명확한 감정 변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정확한 편이고, 의외로 여러 감정이 동시에 나타는 ..

정보의 기록 2015.12.17

@ 5살 딸 성폭행범을 살해한 아버지에 대한 반응에 대한 단상

원문 : http://www.huffingtonpost.com/2012/06/19/father-kills-molester-texas-no-charges_n_1610465.html 기사 내용은 대략적으로 더할것도 덜할것도 없이제목에 다 들어있다.기사를 꼼꼼히 읽어보아도 주민들의 인터뷰정도 그리고 상세한 상황 설명 외에는 별다른 내용은 없다. 단지 이 사건 자체을 접하고 받은 충격보다는 이 사건을 대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에 더 큰 충격을 받았기에 글을 쓰기 시작해본다. 글을 쓰기 앞서 명확히 해야 할 점은 두가지다.1. 대한민국과 미국은 법치국가이다. 2. 결과는 수단을 정당화시킬 순 없다. 미국에서도 아동성범죄자는 교도소에서 조차 최악의 취급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정서를 반영해서 인지 꽤 쉽사리 무..

생각의 기록 2015.12.16

# 클래식 기타 연주 추천 영상 (Kevin loh)

이번에 소개할 기타리스트 역시 어린나이지만 발군의 실력과 감성을 보여주는 기타리스트입니다. 사실 소개 기준은 그냥 제가 감동받으면 소개글을 쓰는데 이 분도 꽤 오래전에 알게 된 아티스트긴 한데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서 쓰게되네요.클래식쪽으로 연주를 많이 하지만 그외에도 다양하게 활동 중인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폴 출신이고.... 오늘 공식홈페이지가 갑자기 문을 닫았네요. 프로필은 나중에 공홈 다시 열리면 그때 추가하는 것으로 하고 영상 공유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이 곡이 처음 올라왔을 때 한 삼일간 내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Lullaby - Peter White 썩 운지가 어려워보이지 않아서 악보를 찾아보려고했으나 옛날 곡이고 어디 핑거스타일 잡지에 수록되어있다고는 하는데 영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

기타의 기록 2015.12.14

* 지우펀_마지막 버스의 마법 150802

지우펀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배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분위기가 흡사하다. 그렇게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되어버려서 그런지 버스 정류장에는 곧 막차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줄이 즐비해 있어 적지 않게 당황하게 된다.사실 대만 현지인 친구들과 같이 있었기에 걱정은 그들의 몫이였기에 위기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던 중 대만친구가 올라오는 버스를 타고 첫 정류장으로 가게 되면 앉아서 갈 수있을 것이라고 나름의 묘안을 꺼냈다. 사실 이미 30~40분은 기다렸고 꽤 앞으로 왔기에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걱정은 그들 몫이였기에 거부반응 없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일을 거기서 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줄을 벗어나자마자 다음버스가 왔고, 올라..

사진의 기록 2015.12.12

* 바르셀로나_깡통깍는 노인 150825

바르셀로나 거리를 일행과 떨어져 걷고있을 때였다. 여행의 목적이 '사람' 그리고 '걷기' 였기에 하염없이 걸었다. 그렇기에 나에게 노점상이란 흔하지 흔한 풍경일 수밖에 없다메인 스트릿으로 가던 중 내 눈을 사로 잡는 것은 할아버지 한 분이였다. 색색의 예쁜 장식품을 펼쳐놓고 방망이 깎는 노인 마냥 집중해서 한개 한개를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바로 후에 발견한 것은 노인 곁에는 사람이 버린 무수한 깡통들이 담겨있는 봉지가 있었다. 그리고 앞에는 친절하게도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 구경 무료, 사진 무료.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고 있었기에 지나쳤다가 뒷걸음질로 되돌아와 하나씩 구경했다. 나름의 정교함이 있었고 미가 있었다. 사진 찍어도 괜찮냐고 물었고, 당신이 작품이 아니라 당신을 찍어도 괜찮냐고 여쭈었..

사진의 기록 201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