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펀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배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분위기가 흡사하다.
그렇게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되어버려서 그런지
버스 정류장에는 곧 막차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줄이 즐비해 있어 적지 않게 당황하게 된다.
사실 대만 현지인 친구들과 같이 있었기에 걱정은 그들의 몫이였기에 위기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던 중
대만친구가 올라오는 버스를 타고 첫 정류장으로 가게 되면 앉아서 갈 수있을 것이라고 나름의 묘안을 꺼냈다.
사실 이미 30~40분은 기다렸고 꽤 앞으로 왔기에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걱정은 그들 몫이였기에
거부반응 없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일을 거기서 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줄을 벗어나자마자 다음버스가 왔고,
올라오는 버스를 탔지만 이 버스를 타고 올라가며 2대의 내려가는 버스를 목격한 것.
대만 친구들은 그제서야 잘못된 선택과 만남이였음을 직감하고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저희가 탈 막차가 올라가면 있을까요???"라며
흥분한 톤으로 물었고, 암울한 상황에 예상치도 못한 버스기사 아저씨의 대답이 일품이였다
"그게 바로 접니다"
모두 같이 탄 한국인 남학생 두명에게 알려주며 환호를 했다.
상황이 그쯤되자 모든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버스 탈 때쯤엔 해가 아직 떠 있었는데 종점에 도착하자
완전히 땅거미가 진 상태여서 생각지도 못한 야경을 볼 수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기념으로 버스 사진을 한장 찍었다.
여행은 계획이 고장나고 망가지는 시점에서 어떻게든 되어버리는 데서 가장 재미있어지고 추억으로 남아버린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애니메이션과 같이 그 곳을 탈출하는 잊지 않을 추억을 남긴 마지막 버스,
타이완에서의 마법같은 추억으로 나에게 남았다. 버스 1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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