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록

@ 5살 딸 성폭행범을 살해한 아버지에 대한 반응에 대한 단상

5월요일 2015. 12. 16. 17:26

원문 : http://www.huffingtonpost.com/2012/06/19/father-kills-molester-texas-no-charges_n_1610465.html


기사 내용은 대략적으로 더할것도 덜할것도 없이제목에 다 들어있다.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아도 주민들의 인터뷰정도 그리고 상세한 상황 설명 외에는 별다른 내용은 없다. 

단지 이 사건 자체을 접하고 받은 충격보다는 

이 사건을 대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에 더 큰 충격을 받았기에 글을 쓰기 시작해본다.


글을 쓰기 앞서 명확히 해야 할 점은 두가지다.
1. 대한민국과 미국은 법치국가이다. 
2. 결과는 수단을 정당화시킬 순 없다.


미국에서도 아동성범죄자는 교도소에서 조차 최악의 취급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정서를 반영해서 인지 꽤 

쉽사리 무죄 판결을 내린 감도 없잖아 있다. 여기서 문제 삼고 싶은 점은 우리사회가 법으로 지탱되고 있는 이상 법 이외의 수단으로

-법을 악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타인를 파괴하는 행위는 최소화되고 지양되야 한다.


이 기사를 접한 네티즌의 반응이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소름끼치고 무서운 경험이었다. 

"잘 죽었다", "속이 시원하다", "나라도 사지를 찢어놨을 거다" 등 입에 담기도 힘든 사자(死者)에 모욕과 저주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의 반응과 심정이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반응들이 가감없이 

아무런 필터없이 '배설'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아프고 거슬리는 부분이다. 


익명에 기반한 인터넷이라 더 경향이 더 강하다고 변명하기에는 사실상 대한민국 사회에 지나치게 만연한 현상이 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비슷한 기사나 혹은 사실 아무것도 아닌 기사-연예나, 스포츠 등 가십성-에 댓글을 통한 상당한 수준의 폭력이 

자행되고 있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느나라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어떤 대통령은 자국 국민을 역사상 최고로 악랄한 집단인 IS로 비교하는가하면 국민의 선택으로 

선출된 공직자들을 배신자라고 하며 아주 원색적인 비난과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 나라 국민들도 이를 욕하면서

결국엔 본인들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언어를 구사하는 상황으로 비유하고싶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있는 것은 사회에서 현상으로 나타나는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점들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잉태되는 

내재적 문제라는 사실이다. 마치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인데 어디서 문제적 존재가 툭 튀어 나온 것이고 제거해야할 

흠집같은 존재로 여기는것이 과연 건강한 문제 인식 방법론인가 라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 라는 오로라공주의 명대사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명확한 문제 인식을 앞서야 한다는 것이지 "아동성범죄자도 인간이잖아요"라는 단순한 명제가 아니다. 


문제를 자신과 명확하게 구분짓고 거리를 두는 외면화 작업을 거치는 사고방식이 위험한 이유는 위 기사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정당방위의 이름으로 사고로(accidentally) 죽이는 것은 용서 받을 수 있다. 이 원칙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다면 논리는 

무서운 괴물이 된다.


명제1 : 사회적 안정을 위해 문제적 존재들은 제거되어야한다.

명제2 : 악랄한 범죄자는 문제적 존재이다.

결 론 : 사회적 안정을 위해 악랄한 범죄자는 제거되어야한다.

 

이러한 논리를 세우기 앞서 해야할 성숙한 사고방식은 문제적 존재를 사회의 한 일부분으로 인정을 먼저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위 사례에서 한여름에 얼음물 들이키는 듯한 시원함을 느끼기 앞서, 왜 우리사회에 저런 '문제적 존재'가 등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유를 함과 동시에 법적으로 책임을 묻고 교화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불편함을 느껴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문제를 품고있고 그것들이 현상을 드러나는 지금 우리가 견지해야할 자세는 

제거와 감성이 아닌 포용과 이성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영향은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 인간의 이성은 거기서 비롯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