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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끝에는 사람으로 귀결된다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롤플레잉, 역할게임을 시작한다. 롤플레잉 게임이 하찮은 게임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게임은 놀랍게도 인생을 적절히 모방해놓았다. 우리는 걸음마조차 떼지 못한 아기부터 학교에 들어가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각각의 단계에서 자의와 타의가 적절히 간섭을 일으켜 역할을 맡게 된다. 요즘 말로 흔히 인싸와 아싸의 역할로 나누어지며, 그 준거집단 속 에서 더 세부적인 계급과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소속 집단을 떠나 다른 집단으로 이동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서 색다른 역할을 부여받게 되거나, 이전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기도 한다. 지금까지 해온 직장생활에서 퇴사는 두번. 짧지 않은 기간이였고 난 매번 보란듯이 과감히 사직서를 던졌다. 케케..

생각의 기록 2019.12.22

@ 엔드게임, '극일'

'극복' 이라 부르기엔 남사스럽기 그지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노력이 하나있는데, 가끔씩 하는 '오래 달리기'이다. 10키로가넘는 마라톤도 아닌 길어야 3~4키로 정도 체력장 수준의 '오래달리기'가 나의 일상적 극복이다. 어린 시절에 기억하지 못하는 계기로 기관지에 모종의 문제가 생겨, 공기가 안좋거나 숨이 조금이라도 가파지는 기색이 있으면 목에 가래가 쌓여서 뱉지 않으면 상당히 불편하다. 그래서 매연이 가득차 공기가 썩 좋지 않은 도심을 거닐 때나 하수구나 가로수 근처에 침을 뱉는 못볼 꼴을 꽤 많이 연출하곤 한다. 솔직하게 말하면, 침이야 뱉으면 그만이니 남들에 비해 달리기하는데 있어서 큰 핸디캡이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람 마음이 또 조금이라도 불리한게 있으면 내 한몸 아니 마음 편하고자 적극..

생각의 기록 2019.08.21

@시간이 지나면 '이해'가 온다.

밤새 시달리고 이 부끄러운 사실을 털어내려놓을 것이 없을 때는 내 발걸음을 항상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살면서, 삶에서 힘들 때 내 이야기 들어줄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이 지독했을 지언정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축복이였다는 것을 이제서야 돌이켜본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나에게 있어 '은인'이다. 지난밤에 있었던 일들을 입술을 지그시 문 채 끝까지 들은 그녀는 나에겐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나이 들고 시간이 지나면 이해하게 될거다. 미워하지마라" 그녀는 불교에 꽤나 심취해있던 사람이였고 그래서 인지 당시 나에게는 그 답변도 어떤 사실관계를 떠나 열반의 오른 현자와의 문답으로 다가왔다. 그녀를 가장 빈번하게 찾아간 시기에는 인격이 형성이 채 되기 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어리고 또 어렸다. 밤새 ..

생각의 기록 2019.07.29

@'그 때'가 부재한 사회

그 때의 방법이 있고 그 때의 단계가 있다. '그 때'라는 것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아주 적절한 '기간'이다. 우리는 종종 지나고 나서 "그 때가 그 때였구나"라고 깨닫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일하게 되면서 감사하게 되는 부분이 한가지만 있다면,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어지간한 '그 때'는 잘 챙겨온 삶이라는 것이 끊임 없이 증명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걸음마를 떼고, 한글을 읽고, 예의범절을 배우는 등 배워야할 시기에 과한 느낌이 있지만 '그 때'라는 것을 명확히 하는 사회이다. 한국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로 한가지가 되었든 여러가지가 되었든 결핍을 부지런히 타인들에게 드러내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했다. 해외에 나와 일하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점은, 이 곳에..

생각의 기록 2019.07.21

#[정보] 한국 기업이 모로코에서 고전하는 이유

글을 쓰기 앞서 목적과 대상이 없을 순 없다. 그냥 그 목적이 배설인 경우가 굉장히 많지만 이 글은 혹시나 모로코로 진출 예정이 있는 기업이나 취직을 앞둔 분들, 여행이 아닌 비지니스 목적으로 모로코를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면서 쓰는 글입니다. 아랍 국가 4년차. 흔히 한국 사람들이 세가지 다른 의미를 단어를 동일한 의미를 사용합니다. 아랍, 무슬림, 중동. 세 단어의 정의를 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랍’이란 민족적 개념이기 때문에, 중동지역의 레반트 지역과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가 있는 아라비아 반도와 그 주변 이라크, 그리고 북아프리카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무슬림'은 종교적 개념입니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무슬림 국가라 할 때는..

정보의 기록 2019.07.07

추억의 시작과 끝

기억이 추억이 된다, 기억은 언제 추억이 될까. 어렸을 땐 하루 하루가 달랐다. 나의 몸이 성장하듯, 마음도 성장했다. 모든 것들이 성장했다. 그리고 변했다. 세상은 오색빛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이 아름다웠고 거대했다. 나는 강아지였다. 난생 처음 '눈'을 본 강아지처럼, 집 앞 근린 공원에 처음 나가 처음 맡는 수천가지의 나무 꽃 사람의 향을 처음 맡아 머리가 어지러워 어찌할바 모르고 흥분한 그런 강아지였다. 그렇게도 아름답던 세상은 뻔해졌다. 찬란하던 빛을 잃은 세상은 그렇게 바래져갔다. 기억이 추억으로 색이 변하던 순간이다. 세상의 빛이 바래고 새로운 것이 더이상 새롭지 않게 느겨지면서 나의 세상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함정이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인생은 끝도 없이 잃어만 가기 시작한다. ..

일상의 기록 2019.07.06

# [정보]너의 이름은...(feat. 식기세척기)

이름만 들어도 남자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기계들이 있습니다. 자동차, 노트북, 카메라 등.. 저는 세탁기, 식세기 이름만 들어도 그렇게 가슴이 쿵쾅쿵쾅합니다. 저의 주말을 알리는 기계는 바로 세탁기와 식세기입니다. 식세기를 아침에! 아침에! 돌리는 순간 아! 주말이구나 라고 행복감이 몰려옵니다. 이번 편은 식세기입니다. 식기세척기. DISHWASHER. DW. 지금까지 두개의 식기세척기를 사용해보았습니다. 하나는 보쉬, 하나는 엘지. 솔직히 두 브랜드를 비교하라 한다면 자신이 없습니다. 둘다 식세기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이고, 세척력이나 바디의 아름다움 또한 비교가 힘들정도로 예쁩니다. 각진 네모에 빛나는 회색.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와이프를 생각한다는 핑계로 결국 제가 고집해서 쓰고있습니다. 벌써..

@ 백야행, 하얀 밤을 걷는 사람들(feat. 사우디아라비아)

저는 일본 소설을 꽤 좋아합니다. 텍스트의 이미지화가 수월하다고 해야할까요? 영미권이나 러시아쪽 소설은 아무리 읽어도 수사적 표현이나 배경같은 것들이 저에게는 와닿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은 언어적으로도 가깝고 지리적, 감성적인 부분도 상당히 밀접해서 그런지 문장 하나하나가 감성을 어우르는 경험을 왕왕 하게됩니다. 일본 소설 중에 백야행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드라마로도 나와서 꽤 인기를 끌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으흐흑으으흐흐흐흑 흐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일본 배우 야마다 타카유키가 나와서 저는 더 좋았습니다. 잘생겼어... 나중에 소재 떨어지면 이 배우에 대한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제 글은 항상 서론이 길어요. 글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더..

생각의 기록 2019.06.08

@ 해외취업 경험담/평가 (feat. 외노자)

수년 전 현재 503 뱃지를 달고있는 대한민국 전 댓통년은 이런말을 했습니다. "다 어디갔냐? 다 중동갔다고" 저 말 철썩같이 믿고 해외로 나온 청년이 많기야 하겠냐만은 저 말과 아예 상관 없이 나온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의 말은 곧 정책방향이고 뉴스 전파를 타는 순간 사람들 뇌리에 박히고 사고회로 한구석에서 자리를 잡습니다. 국가자원을 총동원해서 국내에 일자리를 만들 생각을 해야지 나라가 텅텅비도록 나가 타지에서 돈벌어라 라는 말이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해외에 나와 돈을 버는 행위 자체가 무시받거나 무의미한 활동은 아닙니다. 젊어서 고생을 돈주고 하는 것이다 라는 옛말도 있듯이 청년들은 사막에서 삽질도 해보고 아프리카에서 인종차별도 당해보고 한국에서는 극소수만 당할 법한 길..

생각의 기록 2019.06.07

# [음악] European Jazz Trio - Western Village (서촌)

아침 기상하자마자 재즈 틀어놓는 재미로 삽니다. 애플 뮤직으로 괜찮은 재즈가 없나 찾아보다가 한국 음악을 재즈로 편곡해서 내놓은 앨범이 있어서 이렇게 소개합니다. 사실 재즈가 입문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정통재즈는 감이 안잡힐정도로 늘어진다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저는 재즈풍으로 편곡된 퓨전재즈를 주로 듣습니다. 국내에도 꽤 유명한 European Jazz Trio가 작년에 Western Village (서촌)라는 이름의 앨범을 내놓았습니다. 본인들의 스타일로 한국 명곡 가요들을 재즈로 편곡하여 내놓았는데 아주 적당히 좋습니다. 제일 좋았던 곡은 '서른 즈음에' 입니다. 명곡은 명곡인 것 같습니다. A1가을이 오면 When autumn comes A2그대안의 블루 Blue in you A3비창 Sad tu..

리뷰의 기록 2019.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