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록

@ 재택근무로 인한 직장생활의 변화

5월요일 2020. 12. 2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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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중 7명, 코로나로 바뀐 직장생활 '긍정적'"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코로나19로 회식 자제나 재택 근무 등 직장 생활에도 큰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친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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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뉴스를 보게되었다.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풀재택이라니. 

무소유만 있던 세상에 풀소유가 등장하고 무재택만 있던 세상에 풀재택이 등장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한달 간에 부분 재택을 거쳐 당국의 락다운 정책에 따라

4월이후로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하여 지금 12월 현재까지도 전원 재택 근무중이다. 

 

실제로 모든 기업이 재택근무를 하는 것은 아직까지 '시기상조'로 보고있고,

사실 완전한 재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완전한 체질개선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같이 덩치가 있는 기업정도나 되야

회사 외부에서 내부시스템으로 접속할 수 있는 VPN시스템이 구축되어있다. 

 

현재 대기업 해외법인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풀재택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한국이 아니기 때문에 백퍼센트의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 

 

한국처럼 전자문서화가 잘되어있는 곳도 없는 것이 여기서 여실히 느껴지는 것이, 

이곳은 여전히 모든 문서는 종이로 처리가 되고 보관이 된다.

 

그래서 풀재택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정도는

출근해서 서류처리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재택근무가 가져온 큰 변화가 있다면, 

밑에 있는 긍정적 효과들이다, 

 

우선 회식이 없어졌다. 

아니 회식을 하더라도 가지 않을 명분과 이유가 생겼고 그 누구도 터치하지 못한다는 것. 

예전에야 오늘 회식합시다 하면 가족을 팔고 친구를 팔고 남은 것이 없어 끌려가곤했는데, 

이젠 상황이 확실히 다르다. 

 

오늘 좀..이라는 말만 해도 사실 회식 회피가 가능해졌다. 

사실 회식을 주도하는 것도 힘들어졌다. 자칫 잘못했다가 회사에 감염자가 발생하면

그사람이 묻히는건 순식간일 것이다. 회식을 주도하려면 커리어를 걸어야하는 상황이 온 것. 

 

사내행사가 확실히 없어졌다. 

체육대회라든지 워크샵이라든지 회사는 회사답게 다니고싶은데 

팀워크라든가 동료애라든가 여러가지 명목을 붙혀서 가까이하고싶지 않은 사람들을 

자꾸만 붙히려고했던 행사들이 모두 사라졌다. 

워크샵하면 어디에 가서 짱박혀있어야 조용히 지나갈까 생각했는데 걱정이 휙 하고 사라졌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사내 행사는 정말 참여하고싶지 않다. 

 

대면보고가 사라졌다. 

대면보고는 왠만하면 안하게 되었다. 심심하면 불러대면서 사사건건 소소한것 까지 물어보던 상사는

나에게 말을 걸려고하면 전화기를 들어 내가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했고 이 귀찮은 과정은 

나를 상사로부터 해방을 시켰다. 만세. 

 

대신 보고서 작성이나 보고할 내용이 있을 때 이메일로 굉장히 상세히 적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긴 하지만 사실 글쓰기 연습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자기계발하는 느낌이 든다. 

단지 상사는 도데체 긴글을 읽지를 못해 상세히 적고 그것은 또 요약을 해달라는 통에 골치가 아프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상사는 대면 보고를 그리워하며 화상미팅을 매일 주선하며 여럿을 괴롭히다가

결국 이제는 포기 상태이다. 화상 미팅을 주선하려면 시간을 공지해야하고 구성원들의 스케줄을 조정해야하다보니

미팅을 잡는 것이 업무가 되는 사람들도 생겼고 볼멘 소리가 많이 나와 이제는 그나마도 잘 안하고 소통은 오로지 이메일이다. 

 

이메일로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다보니 업무처리와 강도에 대한 어느정도의 정량적 수치가 나온다. 

이메일의 갯수가 아닌 이메일의 양과 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업무가 어디에 가장 몰리고 시간이 걸리느냐가

명확히 보이고 어디서 놀고있는가가 가시화가 된다. 

다시말하면 노는 놈이 노는게 잘 보인다 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업무처리능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집에서 일하다보니 예전에 봤던 프리랜서의 고충이 실감이 됐다. 

퇴근이 없는 삶이 도래했다.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이 분리가 되지 않아 몸과 마음이 적응하지 못한다. 

6시 이후 노트북을 끄고 티비를 보다가 갑자기 생각난 일에 노트북을 다시 켠적이 한두번이 아니고

그렇게 갑자기 생각난 일에 나에게 전화를 건 직장동료나 상사도 한두번 겪은 것이 아니다. 

 

집에 있는 것인지 직장 숙직실에 있는 건지 구분이 잘 안간다. 

분명 집에 빈 방 하나를 사무실로 지정해서 사용하고있지만 방문을 닫아둔다 하더라도

내 정신은 집 전체를 사무실로 인식하고 있다. 굉장히 안타깝고 슬프다. 

 

재택근무에 적응하고 시스템을 제대로 잘 활용하려면 그대로 흐름대로 따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변화된 시스템에 내 마음과 정신을 어떻게 잘 다뤄 인지부조화 없이 극복해내야 집도 아닌 사무실도

아닌 공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