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록

@ 39명, 9일, 186시간의 필리버스터.

5월요일 2016. 3. 2. 14:58


모두가 알고있었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필리버스터 중단. 

마국텔(마이국회텔레비전)이라 불리우며 국회의원이 연설이 이토록 전국적인 관심을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문민정부 이래로 이러한 열풍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진풍경이었다. 9일간 그들은 총력을 동원해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단지 시간을 끄는 일련의 조직적인 행동이였다면 이런 관심과 열풍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의의만큼이나 내용도 시쳇말로 사이다같은 촌철살인과 같은 발언들과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부분에서의 위트있는 대응들이 주를 이뤘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혼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수년 간 한국 정치계를 지배해온 야당무능론은 결국 금이 갔다. 그들은 야당의 의원이 아닌 국민의 대표로 그곳에 서서 '버텨주고' 있었다. 

국회의원이라면 여타 이익단체와 다를 거 없이 취급해왔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옅게나마 그들에 대한 신뢰가 피어올랐고, 평소에는 흘러넘기던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기울였다. 어떤 이들은 국회까지 찾아가는 열정을 보였고, 아프리카 방송에서 별풍선을 던지듯, 후원금을 아낌없이 보낸 사람들도 많았다. 


필리버스터는 국지전이다. 끝까지 끌고 간들 국지전에서의 승리일뿐 판세를 뒤집지 못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듯 전체 전장을 보고 적당한 시점에서 퇴각 전술을 명하고 코 앞으로 다가온 전면전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 받아들여야 할 현실은 눈을 부릅뜨고 받아들여야한다. 우리는 그들의 힘을 보았고, 능력을 보았으며, 혼을 보았다. 여기서 우리가 득해야 할 것은 '희망'이다. 더 큰 싸움을 위한 한번에 뒷 걸음질이 후퇴가 될 지 치고 나갈 도약이 될지는.. 이제 공은 국민에게도 넘어왔다. 그들은 기대이상으로 버텨주었고, 상상도 못할 만큼의 감동을 남겼다. 이젠 우리가 주권자로서 그들에게 '표'로 보답해줘야한다. 이번 총선에서. 


믿지못하겠지만 우리는 지금 역사의 소용돌이 그 중심에 서있다. 




공감하든가 말든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