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기록

* 뉴욕_두 공원, The Beginning 090926

5월요일 2016. 2. 1. 14:41



첫 경험은 많은 것을 결정한다. 취향, 이상향, 습관, 고집, 집착의 이름을 가진 여러 모양의 '기준'으로 머리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자리 잡는다. 

시간이 지나도 닳아 흩어지지 않고 덩치는 커지고 더욱 완고해진다. 나에게도 그런 대법관이 있다면, 이는 이 사진으로 대변된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


어학원에서 일하면서 북미로 지칭되는 먼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처음으로 낯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내 세계를 흔들어놓았다. 

어처구니 없게도 나의 첫 여행은 단순히 그들이 이 곳에 와 있게에 나도 그 곳을 가봐야 한다는 얼토당토않는 고집에서 시작됐다. 

이 모든 것의 발단이 된 대학의 절반 이상을 함께 보낸 그녀와의 이별 그 순간은 비극이였지만  한동안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지는 시작은 아니였음을 회상할 수 있었다. 

그때는 영어 실력도, 여행 경험도,  그외 어떠한 정보도 없었기에 무계획이 계획인 나의 여정은 그렇게 중력을 못이긴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시작됐다. 

나의 여행 취향, 이상향, 습관, 고집, 집착의 이름을 가진 '기준'은 이 여행을 통해 완성됐고 여전히 강력한 대법관이다. 


불편함에 익숙해지고 편견없이 다른 여행자 및 현지인과 어울릴 것. 

도시를 벗어나는 것이 아닌 이상 천천히 걸어 다니며 '삶'을 관찰 할 것. 

그 도시의 가장 큰 공원에 들르고 하루 이상 머무르며 여유와 자연을 즐길 것. 

좋건 나쁘건 일어나는 모든 일을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집착을 버리고 즐길 것. 

여행자로서의 나를 사랑할 것.



이 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즐거이 지키는 것은 '도심 속 공원가기'이다. 

그러한 습관의 시작은 위의 두 사진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를 하루종일 거닐며 수많은 사진을 찍었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뽑은 이 두 장의 사진. 

이 두 장의 사진의 이름을 붙히자면 


"두 공원, The Begi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