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홀린듯이 라마르사로 향한 이유를 지금 생각해보면 널 다시 보지 못할 거라는 느낌을 나도 모르게 느꼈던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
시디부사이드가 처음 본 튀니지의 해변이였다면 넌 그 곳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본 해변일거야.
시디부사이드와 같이 진한 추억도 없을 뿐더러 사실 제정신이 아닌 취한 상태로 두번 간게 전부였지.
멀쩡한 정신으로 본 너는 말그대로 '지중해'였어. 내가 항상 꿈꾸던 그 '지중해'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에,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품은 에메랄드색의 바다는 까닭없이 온들 전혀 후회할 수 없는 풍경이였지.
그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마냥 걷고 싶었고 이유없이 사진기 셔터를 누르고 싶었던 날이였어.
그리고 피사체는 운좋게도 너였던 거지. 나도 그 피사체가 너였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해. 넌 내가 본 해변 중 가장 아름다웠던 해변이거든.
널 보고 한 10여일이 흐르자 내가 왜 널 보러 간건지 아니 그냥 그게 운명적이였다고 생각이 들었어.
난 예기치 못하게 튀니지를 급하게 떠나게되었고, 넌 나의 마지막 튀니지 여행이 되었지.
절벽에서 널 바라보며 "아아아아 너무 좋다"라고 외치던 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너와의 만남이 네번째나 다섯번째 중에서 세번째이길 바랐는데,
그날이 마지막이 되어버렸어. 그래서인지 마음이 공허해질 때면 너의 사진을 꺼내봐. 이 날이 널 세번째로 본 날이 되는 날이 언젠가 오길 찐하게 바라고있어.
다시 한번 청바지에 티하나 걸치고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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