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무제

5월요일 2014. 12. 24. 21:18

어떤 글자가 새삼스레 어색하게 느껴진다거나, 소중하게 여겨진다던가, 여하튼 전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그런 순간이 온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고 난 후의 "냉정" 과 "열정"이 그러했고, 

튀니지에 살기 시작하고 적응한 후의 "튀니지"라는 글자가 그러했고

속 깊은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너와 부담없이 터놓고 얘기 하고 난 후의 너의 "이름"이 그러했고, 

실수투성이였던 나의 기타 연주에 감동했던 너의 모습은 본 후에 "기타"라는 글자가 그러했고, 

이 책이 좋은지 안좋은지 잘 몰라 고민 때 네가 이 책 좋은편이지 라고 말해 준후 이 "책"이 그러했고

나에게 상처받아서 울먹이며 말한마디도 제대로 못하며 나에게 화를 내던 너의 모습을 본 후의 "친구"라는 글자가 그러했다. 



그 순간들부터는 글자에 내 영혼의 부스러기라도 떨어져 들어간 마냥,  

글자만 봐도 기분이 묘해지고 몇초라도 그 녀석들을 응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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