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떠나려 했던 순간, 그 시작.

5월요일 2014. 10. 4. 17:45

난 언제부터 이렇게 떠나고싶어 했을까. 


난생 처음으로 혼자 돈을 모아서 혼자 계획을 세워서-이러다할 계획은 있지도 않았지만-나홀로 떠나본 첫 기억은 미국여행이였다. 


그때는 심각했던 실연의 상처를 안고 휴학을 하고 8개월을 쉬지 않고 일해서 모은돈으로 난 미국으로 떠났다. 


사실 완벽히 독립적인 여행은 아니였다. 뉴욕에 친구가 살고있었고, 사실 그게 큰 동기이자 불안감을 다소 축소시켜주긴했으니..


아마 그 이후였을 것이다. "떠남"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게 된 것은. 


현실이 별로 마음에 안들기도했다. 내가 보여지기 원하는 모습과 주위 사람들이 날 보는 모습이 심하게 부딪칠 때 더욱 그랬다. 


미국, 캐나다 친구들을 사귀면서 더 심해졌다. 그들의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너무 부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편견이였을 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미친 영향을 정말 지대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한국적 의미에서의 "탈선"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사실 취직에 도움이 될까 싶어 시작한 아랍어지만 사실 큰 동기가 되지 못했다. 지금은 목적이 바뀌었다. 


취직이야 어떻게 되든, 세상의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싶어졌다. 그리고 내가 지금 공부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황소같이 밀어부쳐 난 지금, 튀니지에 있다. 


많은 반대에 부딪쳤다. 노골적이진 않지만 집에서는 어느정도 언짢은 기색을 보였던것도 사실이고, 슬하에 자식이 없는 연로하신 고모도 


"전역한 나"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계셨던거 같다. 모든걸 뿌리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어쩌면 벼랑끝에 몰린 기분으로 추진시켜왔는지도 모른다 내가 내가 지금을 놓치면 영원히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생각이 맞지만 2년후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도 똑같이 생각할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아직까진 많은 것들이 혼란스럽다. 


이곳 튀니지에서 시작한 해외 체류 생활에서 내가 무엇을 얻어 갈 것인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단순한 이유에서 촉발된 나의 "탈선"이 어떻게 마무리가 되어질지 아니면 인생의 끝자락까지 이 탈선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나 자신도 정말 궁금하다.


굵직굵직한 내 모습만을 남기고 그 큰 생각을 가지게 될 내 모습을 상상하고있다. 꼭 그러리라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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