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의 기록

# [중드] 미완의 책사/최후의 승자 사마의 2017

5월요일 2019. 6. 6. 06:19

이미 오래전에 싹 몰아 본 드라마지만 워낙 감명 깊게 보기도 했고 어린시절 보았던 고모와 함께 봤던 손자병법이라는 중드의 감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리뷰를 써봅니다. 어린 마음에 손자와 오자서가 어찌나 멋있어보였던지 십여년이 지났아도 그 감동이 가시질 않습니다. 

 

사실 삼국지는 많은 사람들, 특히 남자들에게는 의미있는 역사소설입니다. 70~80년대생 모두 KOEI에서 발매한 게임을 하고 자랐고 10권짜리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하다못해 만화로라도 접하게 될 수 밖에 없는 명작 중 명작에 반열에 수십년간 지켜온 역사 대하 소설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삼국지에 열광하면서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데는 소설 속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흥망성쇠가 주는 교훈과 가르침이 시대에 따라 새롭게 조명되고 재해석될 여지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렸을 당시에는 친구들과 삼국지 게임을하고 설전을 벌일 때는 언제나 주제는 조조와 유비, 관우, 장비, 조운이였습니다. 거기서 조금 더 나간다면 하후돈, 허저, 전위, 순욱, 곽가, 손권 등 이름을 나열하기 시작한다면  정말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삼국지 게임을 시작하면 앞다투어 유비를 선택하기 바빴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유비는 덕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인재를 중시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상징하는 난세의 간웅 조조의 리더십을 사람들이 재조명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창 조조의 리더십과 관련된 책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어렸을 때 읽었던 어린이 삼국지는 알게 모르게 유비와 조조의 선악구도로 묘사가 되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그 영향이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외에도 관우는 말할 것 도 없이 중국에서는 '신'대접을 받고있는 인물 중 하나이며, 장비 또한 소설과는 달리 실은 그렇게 지력이 딸리는(?) 인물은 아니였다라는 등의 여러가지 새로운 정보들이 아직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드라마는 위 언급한 그 어떤 인물도 아닌 조조의 책사였던 '사마의'입니다. 

조조의 책사 중에 최고를 뽑아라 하면 열에 아홉은 '곽가'가를 선택하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사마의'는 조조의 책사로서 이름을 날린 것이 아니라 '제갈공명'의 맞수로서 유명합니다. 그리고 삼국지를 종결 지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중국드라마를 즐겨 보진 않는 편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본 중국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합쳐도 20개가 넘지 않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국드라마를 과하게 유치하거나 진지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미완의 책사 사마의는 밸런스가 잘 맞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진지하지 않으려고 유치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삼국지라면 스케일있는 전쟁이지! 라고 기대하시는 분은 조금 실망할 수 도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이 이 드라마의 끊임없이 다가오는 시련을 '사마의'가 어떻게 영특하게 빠져나가는가, 사실 보면서 "이거 어떡할거야 어쩔거야 라면서 사마가를 응원하면서 보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극중에서 사마의는 수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인내하다가 끝내는 한판승을 이끌어내는 장면이 아주 통쾌합니다. 

드라마 중간 중간 꽁트가 들어가면서 사마의를 우스꽝스럽게 꾸며내는 장면 하나하나는 마치 극중 인물 사마의가 시청자들마저 속여버리려고한다는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삼국지를 수번을 읽었지만 사실 '사마의'라는 인물에 대한 부분은 굉장히 생소했고 이렇게 인물을 재발견하고 재해석되었다는 사실에 삼국지 팬으로서 저를 굉장히 기쁘고 떨리게 만들어줬던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제갈공명과의 승부입니다. 

이를 풀어낸 방식도 상당히 참신했습니다. 둘의 심리전을 가상의 공간에서 바둑을 두며 대화를 하는 것으로 표현해낸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제강공명을 존경하고 닮고싶어하지만 적수로 만나 서로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 고뇌 또한 하나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추가적으로 인상깊었던 점은 조조가 굉장히 멋있게 나온다는 점입니다. 제2의 주인공은 '조조'다 라고 말하고싶을 만큼 극중 내내 카리스마로 휘어잡고 어마어마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1부는 조조와 사마의의 신경전

2부는 사마의와 제갈공명의 한판 승부

 

사마의 인물에 대해 미화하고 과장했다는 비판은 없진 않습니다만, 보면서 '인내'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