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은 많은 것을 결정한다. 취향, 이상향, 습관, 고집, 집착의 이름을 가진 여러 모양의 '기준'으로 머리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자리 잡는다. 시간이 지나도 닳아 흩어지지 않고 덩치는 커지고 더욱 완고해진다. 나에게도 그런 대법관이 있다면, 이는 이 사진으로 대변된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 어학원에서 일하면서 북미로 지칭되는 먼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처음으로 낯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내 세계를 흔들어놓았다. 어처구니 없게도 나의 첫 여행은 단순히 그들이 이 곳에 와 있게에 나도 그 곳을 가봐야 한다는 얼토당토않는 고집에서 시작됐다. 이 모든 것의 발단이 된 대학의 절반 이상을 함께 보낸 그녀와의 이별 그 순간은 비극이였지만 한동안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지는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