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기록

# 기타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5월요일 2016. 2. 22. 18:29


재작년 7월부터 제대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해서 3개월(1주 1시간)정도 수업을 받고 6개월 정도는 독학 하다가 다시 학원을 다니다가 여행 2개월 다녀오고

다시 학원으로 돌아왔기에 기타를 잡은지는 이제 1년하고도 9개월 정도 됐습니다. 렛슨 받아가며 배운건 한 1년정도 되는거 같습니다. 


악기를 시작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뭔가 인생을 재밌게 살고싶기도 하고 

나이 들어서 혼자서 놀 수 있는 취미생활 하나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깨어있는 시간의 1/4 정도는 기타를 붙잡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조금 미쳐있는 상태입니다. 


어렸을 때에는 첼로도, 피아노도 배워봤지만 워낙 어렸을 때 배운거라 악보도 잘 볼줄 몰랐고 박자도 솔직히 잘 맞추는 편이 아니였습니다.

그런 탓에 기타를 배우면서도 좌절감을 이래저래 많이 느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잘하고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커뮤니티 돌아다니면서 이런 저런 팁도 보고 사실 연습하기 보다는

인터넷에 퍼져있는 그런 정보들을 찾아보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습니다. 

최근엔 테크닉적인 부분도 많이 배우고 있고 또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도 보이기 시작하면서 기타 라는 악기에 대해 경외감(?)을 느끼는 단계입니다.


혹시나 이런 저의 생각이 이제 막 기타를 시작하시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떠도는 기타에 관한 어이없는 루머 중 하나는 기타는 '독학'해도 되요 라는 루머입니다. 

앞에 '악성'이라는 말을 붙히고 싶을 정도로 무책임하고 아마추어들의 정신승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타의 장르를 떠나서 왼손 운지와 오른손의 탄현만 놓고 보아도 혼자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대충 왼손 운지해서 대충 탄현 할것이라면 상관 없겠습니다만, 예쁜 소리로 곡에 음악성을 치고싶다면야 전문가의 손길이 필수적입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기타를 시작해서 3개월 동안 기초만 배우고 6개월 독학을 했는데, 다시 학원으로 돌아와서 한 달동안은 잘못된 자세나 운지, 탄현을

고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오히려 실력이 늘어 난것이 아니라 자세나 운지 탄현 그 모든 것들이 바람직한 방향을 벗어나있었기에 이것을 고치는데만 꽤 고생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물리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6개월 독학하면서 나름 암보해서 치던 곡들이 몇 개가 되면서 그야말로 근자감(근거없느자신감)에 이제 기타좀 친다 라는 둥 자만해진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녹음해서 들어보면 정말 형편 없는 실력인데 그때는 왜 그게 자동필터링이 되던지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가 없습니다. 


그때 당시 암보했던 곡만 해도 한 3곡 정도 됩니다. 황혼, 캐논, 라 그리마. 

어떻게 어떻게 완주는 성공했지만 사실 상 본인이 못쳐놓고 치다보니 곡이 별로 라는 소리를 하면서 꾸준하게 치지도 못하고 

다른 곡으로 외도 하기 일쑤였습니다. 


학원으로 돌아가, 같은 곡을 선생님이 쳐 주셨을 때의 그 충격과 감동은 말로 이루 다 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드느 하든 기본기가 중요하다 라는 소리를 많이 하는데, 기타 역시 예외는 아니였습니다. 

기본기가 충실하면 '나비야'를 쳐도 간드러지게 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기타를 시작하시려는, 정말 기타를 잘치고 싶어하시는 분들께 감히 한 말씀 드리자면, 

학원 가시고, 조금 지루하겠지만 기본기를 확실히 익히는 기간을 꾹 참아내신다면 분명 원하시는 목표를 달성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합니다. 


물로 학원을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연습량 또한 받쳐주어야 겠지요. 


추가적으로 하나 더 말씀 드리면 확실히 악기는 비싸면 좋은 소리가 납니다. 하지만 저 처럼 한번에 150만원짜리 수제기타를 덜컷 사시는것보다 싸게는 10만원 아니면 30만원 정도 선에서 시작하시는 것이 가장 적절 할 것으로 봅니다. 어차피 치는 사람이 못치면 악기 좋아도 좋은 소리 나기 힘들거든요. 

처음에 시작해서 좋은 소리가 안나면 한 20%는 악기 탓일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80%는 본인 탓일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곡 하나를 10년을 죽어라 치더라도 대가들의 연주를 못따라가는 이유는 기타라는 것이 단순히

음을 따라 치는 것이 아니라 왼손과 오른손의 스피드, 힘의 적절한 배합과 함께 박자 조절 그리고 수만시간 연습한 테크닉

모두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정말 심금을 울리는 '연주'가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좋은 학원(선생님)을 간다(만난다)

2. 기본기를 충실히 한다.

3. 연습을 많이 한다.

4. 독학은 해롭다. 

5. 장비병은 금물


기타는 평생 배울만한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휴대성도 좋고 주법과 장르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하기 때문에 기본기를 익히시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그게 지루하면 또 다른 장르나 주법을 익히면 되겠지요.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기타가 단 한순간도 지루했던 적이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타 세계에 입문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글은 기타의 종류에 대해서 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잘 몰라서 공부를 해가면서 포스팅 해야할거 같습니다!

밑에 글은 제가 다니는 학원 포스팅 그리고 다음 글은 인터뷰에 좋은 내용이 있어 링크합니다. 


2014/09/12 - [유용한 정보의 기록/클래식 기타] - # 클래식 기타 학원 추천(윤비기타스쿨)

2016/02/21 - [유용한 정보의 기록/클래식 기타] - # 클래식 기타 연주 추천 영상 (Chaconne Klaverenga) + Interview(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