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시달리고 이 부끄러운 사실을 털어내려놓을 것이 없을 때는 내 발걸음을 항상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살면서, 삶에서 힘들 때 내 이야기 들어줄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이 지독했을 지언정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축복이였다는 것을 이제서야 돌이켜본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나에게 있어 '은인'이다. 지난밤에 있었던 일들을 입술을 지그시 문 채 끝까지 들은 그녀는 나에겐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나이 들고 시간이 지나면 이해하게 될거다. 미워하지마라" 그녀는 불교에 꽤나 심취해있던 사람이였고 그래서 인지 당시 나에게는 그 답변도 어떤 사실관계를 떠나 열반의 오른 현자와의 문답으로 다가왔다. 그녀를 가장 빈번하게 찾아간 시기에는 인격이 형성이 채 되기 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어리고 또 어렸다. 밤새 ..